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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일상 2019. 3. 29. 03:38

엄마는 하늘나라에서 아기 천사가 보고 있다가
맘에드는 엄마를 골라서 내려오는 거라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너는 왜 나에게 와주었을까.
잔정도 없고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는 내가 뭐가 좋아보였을까.
아이를 낳고도 회사에 계속 다닐 생각인 내가 뭐가 맘에 들었을까.
예민하고 날카로운데다 욱하기까지 하는 내가 왜 네 눈에 들었을까.
간절히 아기를 기다리는 집도 많은데 왜 나에게 왔을까.

26개월, 짧기도 길기도 한 기간을 함께 지내면서
정도 많이 들었고 너의 예쁨을 잘 알기도 하지만
아직도 나에겐 육아가 버겁고 다른 사람까지 내가 건사해야한다는게 투명한 족쇄같다.

아침마다 등원시키는게 버겁다.
징징대는 너를 달래고 다독일 에너지도 부족하고
화나 짜증을 내지 않을만큼의 마음의 여유도 없다.
열시 회의 참석도 힘들면서 회사를 다니겠다고 한다니
이런 아이러니함에 나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

정말 좋은 환경에서 사랑만 주며 키워줄 엄마도 많을텐데
너는 왜 나에게 왔을까.
왜 우리는 부모 자식의 관계로 만나
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걸까.

결국은 이 또한 나를 선택했다고 네 탓을 하는 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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